"큰손 회복되던 차에"…카지노株에 계엄·탄핵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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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무비자 정책 등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던 외국인 카지노주(朱)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움직임으로 인한 혼란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034230)와 그랜드코리아레저(114090)(GKL), 롯데관광개발(032350)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정국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외국인 카지노주는 신속한 계엄 해제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4.02% 하락한 1만 40원을 기록했다. 이튿날에는 이보다 0.5% 추가 하락한 9990원을 기록하며 1만 선이 붕괴됐다.
GKL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 4일 1만 1310원을 기록하며 6.22% 떨어진 데 이어 5일엔 그보다 2.03% 추가 하락한 1만 1080원을 기록했다.
롯데관광개발도 4일 8510원을 기록하며 3.95% 내려앉았고 5일엔 이보다 3.76% 더 떨어진 8190원까지 밀렸다.
외국인들이 물량을 던지며 하락을 주도했다. 4~5일 이틀간 외인들은 롯데관광개발 9만 6008주(8억 원), 파라다이스 4만 8902주(5억 원)를 순매도했다. GKL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15만 7328주(18억 원)를 순매도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인식에 따라 외국인들이 방한을 꺼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캐나다, 미국 당국 등은 한국의 비상계엄 선언 상황을 전하며 여행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한국 카지노의 주요 고객 중 한 곳인 일본에서도 한국 여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방문 취소 등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업계 전반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티몬·위메프 사태 등으로 주춤했던 여행·카지노 업계가 VIP 모객 등에 기지개를 켜고 있던 시점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카지노 업계의 업황이 개선되고 한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으로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들며 VIP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실제 롯데관광개발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과 제주 직항편 증가 효과로 지난 3분기 영업이익 2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드롭액(칩 구매 총액)도 476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일본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파라다이스의 경우 올해 11월까지의 누적 일본 VIP 드롭액이 2019년 11월 누적 대비 128.6% 회복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복합리조트가 아닌 카지노만을 운영하는 GKL은 한국판 카지노 테이블 게임 상용화에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업계 관계자는 "(침체했던) 관광 분야가 살아날 시점인데 안타깝다"며 "아직은 관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회의 조치로 계엄 상황이 빠르게 해소된 만큼 업계 전반적인 주가 침체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